주변에서 등이 휘어보인다고 듣고 병원을 찾는 청소년과 여성들이 종종 있다. 병원 가기전에 인터넷에서 척추측만증이라고 찾아보고 나서 가는 경우들이 있는데, 척추가 휘면 매우 위험해서 빨리 치료해야 한다는 등 잘못된 정보들이 너무 많아서 혼란스러울 수 있다.
그래서 이 포스팅을 준비했다. 제대로 척추측만증에 대한 진실과 오해를 아래에서 파헤쳐보자.
척추측만증이란?
정상적인 척추는 정면에서 보면 일직선이지만 옆에서 보면 약간의 굴곡과 함께 S형 모양을 하고 있는데요. 척추측만증을 진단할 때에는 정면에서 척추를 보았을 때 직선이 아니고 10도 이상 휜 상태입니다.
그러나 10도 미만으로 척추의 휘어짐이 적은 경우는 일상생활은 물론 운동, 사회활동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습니다.
척추측만증 원인
척추측만증의 원인은 아직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동안 다양한 연구에서 그 이유에 관한 여러 가설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1. 유전적 요인
특발성 측만증의 가족력이 있는 집안에서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쌍둥이 중 한 명이 특발성 측만증이면 다른 한 명에도 특발성 측만증이 잘 생긴다는 사실 등으로 유전적인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추정하였습니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서 유전적 요인이 입증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는 유전적인 요인이 부분적으로만 관계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2. 멜라토닌
최근에는 멜라토닌(melatonin)이라는 뇌 속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이 생산되지 않으면 척추가 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이 동물 실험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역시 부분적인 원인으로 밝혀질 가능성이 큽니다.
3. 근육 질환
뇌성 마비, 소아 마비, 사지 마비 등의 신경 질환과 근무력증 등의 근육 질환에서도 측만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를 신경근육성 측만증(neuromuscular scoliosis)이라고 합니다.
이는 신경과 근육 작용의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경 또는 근육 질환 환자는 척추가 똑바른 상태에서도 일상생활의 장애가 심한데, 측만증까지 생기면 생활이 더욱 불편해집니다.
4. 노인성(퇴행성 변화)
나이가 든 60~70대의 노년층에서도 노인성(퇴행성) 변화로 척추가 옆으로 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퇴행성 측만증”이라고 부릅니다.
이 질환은 분명히 측만증이지만, 발생 부위가 허리에 국한되고 발생 원인이 허리 디스크, 척추관 협착증과 같이 퇴행성 변화이며 치료 원칙도 퇴행성 척추 질환과 비슷하므로 일반적으로 “척추 변형”의 범주보다는 “퇴행성 척추 질환”의 범주에 포함시킵니다.
5. 기타
이외에 태아 때 엄마 뱃속에서 자리를 잘못 잡고 있어서 특발성 측만증이 생긴다는 가설, 평형 감각에 이상이 있는 아이에게 특발성 측만증이 잘 발생한다는 가설, 성장 호르몬의 이상, 디스크나 근육을 이루는 성분의 분자생물학적 이상으로 측만증이 발생한다는 가설 등이 제기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측만증은 다양한 질환에 의하여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자주 접하는 측만증은 대부분 특발성 측만증입니다. 이는 10세 전후에 부모에 의해서 또는 학교의 신체 검사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발성 측만증은 발견되는 나이에 따라 세 가지로 구분됩니다.
3세 이전에 생기는 유아(infantile) 형, 3~9세에 생기는 연소기(juvenile) 형, 10세 이후에 생기는 청소년(adolescent) 형이 있습니다. 특발성 측만증은 대부분 청소년형이므로, 측만증은 대부분 “청소년형의 특발성 측만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잘못된 언론 보도로 인하여 무거운 책가방, 조잡한 책걸상 또는 자녀들의 잘못된 자세 때문에 척추가 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측만증의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요인들은 측만증의 발생과 명백히 관계가 없습니다.
척추측만증 증상
척추측만증이 발견되는 계기는 주로 체형의 이상 때문입니다. 거울을 보다가 자신의 좌우 어깨 높이가 다르거나 유방의 크기가 서로 다른 것을 보고 발견하기도 하고, 등, 허리의 한쪽이 다른 쪽보다 더 튀어 나온 것을 보고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이 발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척추측만증 중 가장 흔한 특발성 측만증의 주 증상은 외관상의 이상으로, 통증이 없고 지능이나 운동 능력도 다른 아이들과 다를 바가 없으며 일상 생활에서 크게 불편한 것이 없습니다.
만약 측만증 환자에서 척추가 휜 부위에 통증이 동반된다면 특발성 측만증이 아닌 질병에 의한 측만증을 의심해야 하고 이런 경우에는 정밀 검사를 통하여 통증의 원인이 되는 질환을 찾아야 합니다.
척추측만증 분류
척추측만증은 관점에 따라서 여러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척추가 옆으로 휜 것이 일시적인 변화인지, 영구적인 변화인지를 기준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척추가 일시적으로 휜 상태는 “비구조성 측만증”이라고 부릅니다.
이는 다리 길이의 차이 또는 허리 디스크에 의한 통증 등이 원인이 되어 척추가 구조적인 변화 없이 일시적으로 옆으로 휜 상태를 의미합니다.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면 척추가 똑바로 펴지므로, 비구조성 측만증은 진정한 의미의 측만증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와는 달리 척추가 영구적으로 휜 상태는 “구조성 측만증”이라고 합니다. 척추의 구조적인 변화에 의해 척추가 영구적으로 옆으로 휜 상태를 말합니다. 구조성 측만증만이 진정한 의미의 측만증이라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비구조성 측만증과 구조성 측만증의 가장 큰 차이점은 척추뼈가 비정상적으로 회전되어 있는지에 있습니다. 구조성 측만증에서는 척추뼈가 회전되어 있는 반면에, 비구조성 측만증에서는 척추뼈가 회전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것은 X-ray 검사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비구조성 척추측만증(진정한 의미의 측만증이 아님)
- 심한 허리디스크로 유발
- 다리 길이의 차이로 유발
2) 구조성 척추측만증(진정한 의미의 측만증)
- 특발성 : 원인을 밝히지 못하는 측만증
- 선천성 : 태어날 때 척추병에 기형이 있어 생기는 측만증
- 신경근육성 : 신경 질환이나 근육 질환에 의하여 생기는 측만증
- 기타 질환 : Marfan(말판) 증후군, 신경섬유종증, 골형성부전증 등의 질환에 동반되는 측만증
여러 가지 측만증의 유형 중에서 가장 중요한 유형은 특발성 측만증(idiopathic scoliosis)입니다. 이는 전체 척추측만증의 85~90%를 차지합니다. “특발성”이라는 단어는 “원인을 잘 모른다”라는 의미입니다. 특발성 측만증의 원인을 밝히기 위하여 수십 년간 연구를 진행하였고 지금도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원인을 아직도 밝혀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천성 측만증(congenital scoliosis)은 태어날 때 척추뼈가 기형적으로 잘못 생겨서 나타나는 측만증입니다. X-ray 검사를 하면 척추뼈의 기형을 비교적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일단 기형이 발견되면 4~6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진찰을 받아야 합니다. 기형이 단시간 내에 빨리 증가한다고 판단되면 서둘러 수술적 치료를 해야 합니다.
척추측만증 진단법
척추측만증은 환자의 병력에 관한 문진, 척추측만증을 전공한 의사에 의한 진찰, X-ray 검사 및 정밀 검사의 과정을 거쳐 진단합니다.
1. 문진
문진(history taking)은 환자나 보호자와의 대화를 통하여 질병의 양상 및 경과를 알아보는 과정입니다. 측만증의 문진 과정에서 환자의 성장 상태를 알아보아야 합니다.
측만증이 더 진행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현재의 성장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성장 중인 환자는 측만증이 계속 커질 가능성이 큰 반면, 성장이 끝난 환자는 측만증이 진행할 가능성이 낮습니다.
2. 진찰
환자의 성장 상태를 파악한 후, 의사는 진찰을 통해 환자의 체형을 평가하고, 신경학적 검사를 통해 신경 계통의 이상 유무를 파악합니다. 체형을 평가하기 위해서 추가 달린 수선을 이용하여 몸통이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았는지를 확인합니다.
환자의 몸통을 앞으로 구부리게 하는 전방 굴곡 검사를 통하여 한쪽 등이나 허리가 비대칭적으로 반대쪽보다 더 튀어나와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신경학적 검사 중 상지와 하지의 근력, 감각 및 반사 등을 검사합니다.
3. X-ray 검사
X-ray 검사는 측만증의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검사입니다. 측만증의 진단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은 과연 이 환자의 척추가 휘었는가, 즉 측만증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측만증이 있다면 얼마나 심한지, 또 어떤 형태의 측만증인지를 X-ray 검사를 통하여 알 수 있습니다. X-ray에서 측만증의 각도를 측정하는 데는 콥(Cobb) 방법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방법은 환자가 선 상태에서 척추 전부를 포함하는 전 척추 X-ray를 촬영하여 측만증의 휜 부분(만곡)의 양쪽 끝에 위치하는 척추뼈(끝 척추뼈)에서 평행선을 긋고 각 선에서 직각이 되는 선이 이루는 각도(콥 각도, Cobb angle)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콥 각도는 측정하는 사람, 측정 방법에 따라 달라지기도 합니다. 콥 각도를 잴 때마다 약 10도 정도의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X-ray에서 이 측정값이 10도 이하라면, 측만증이라는 진단을 붙일 수 없습니다.
4. 정밀 검사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MRI 검사와 같은 정밀 검사를 통하여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특발성 측만증이라고 진단해서는 안 되며, 발견되는 이상 소견에 따라 진단이 달라집니다.
척추측만증 치료방법
측만증으로 진단되었다고 무조건 치료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치료 방법을 결정하기에 앞서 치료를 꼭 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측만증의 치료 방법에는 크게 “관찰(observation)”, “보조기 착용”, “수술적 치료”의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치료하기로 결정하였다면 세 가지 치료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기 자극(electrical stimulation)” 방법이 사용되었으나, 현재는 효과가 없다고 입증되어 거의 사용되지 않습니다. 다양한 체조를 하는 “운동 치료(exercise)”는 척추를 유연하게 유지하기 위하여 사용될 수 있는 보조적인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는 측만증의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아닙니다. 교정 치료는 치료 효과가 객관적,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치료 방법입니다.
1. 치료 목표
만곡이 크지 않은 환자(40도 미만)는 만곡이 더 커지는 것을 예방하고(보조기 치료), 만곡이 큰 환자(45-50도 이상)는 만곡을 작게 만들어 줍니다(수술적 치료). 이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환자의 외관(cosmesis)을 좋게 하고, 심폐 기능을 호전시키며, 요통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환자나 부모님들이 원하는 치료 목표는 “옆으로 휜 척추를 곧게 만드는 것”입니다. 휘어진 척추를 원상태로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수술을 시행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쉽게 시도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아닙니다.
40도 미만의 만곡을 가진 환자에 대한 치료 목표는 “만곡이 점점 더 커지는 것을 예방하는 것”으로 합니다. 이를 위하여 보조기를 착용하기도 하고, 정기적으로 관찰을 하기도 합니다.
2. 관찰
관찰(observation)은 3~6개월마다 환자를 정기적으로 추시(follow up) 하는 것입니다. 이는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측만증에서도 중요한 치료 방법의 하나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관찰만 한다고 환자를 “방치”하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보통 20~40도 사이의 만곡을 가지는 환자에 대해서는 만곡이 더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보조기 치료를 시행합니다. 하지만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춘기의 여학생에게는 답답한 보조기 착용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20도 미만의 만곡에서는 보조기를 착용시키지 않고 관찰만 진행합니다. 이런 경우 만곡이 더 커지지만 않는다면 그냥 받아들여도 대부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관찰”과 “방치”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만약 관찰하는 과정에서 각도가 커지면 보조기 또는 수술적 치료로 전환할 것입니다. 관찰에 대해서는 성장 과정에 있는 환자와 성장이 끝난 환자의 두 부류로 나누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 성장 과정에 있는 환자에서 20도 미만의 만곡 : 정기적으로 진찰하면서 만곡이 더 이상 커지지 않는지를 지켜봅니다.
- 성장이 끝난 환자에서 40도 미만의 만곡 : 보조기 치료의 대상도 되지 않고 수술의 대상도 되지 않습니다. 관찰 과정에서 각도가 40도 이상으로 커지면 수술을 고려합니다.
관찰 과정에서 자세, 음식, 운동 등에 제한을 둘 필요는 없습니다. 측만증의 발생과 진행은 이러한 것들과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다만 평소에 수영이나 척추 체조를 통하여 척추의 유연성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측만증의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곡이 아주 크지만 않다면 환자는 대부분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습니다. 측만증은 2세에게 유전되는 유전병도 아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척추측만증 궁금증 Q&A
허리가 삐끗하여 엑스레이 찍었더니 척추도 함께 휘어 보인다고 합니다. 이것도 척추 측만증이라고 하나요?
근육이 갑자기 삐끗하면서 척추나 허리에 염좌가 생겼다면, 척추주변의 근육이 부어 오르면서 비대칭되어 엑스레이를 찍으면 척추가 일직선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를 우리는 기능적 척추측만증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측만증은 원인이 치유되면 대부분 주변근육이 좋아지면서 호전됩니다.
질병으로 분류되는 측만증은 무엇인가요?
질병으로 분류되는 구조적 측만증은 근육문제와 상관없이 척추가 옆으로 휘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구조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척추가 측만증이 생겼을 ? 옆으로 휘게 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로 살짝 돌면서 꼬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구조적 측만증은 가장 많이 나타나는 특발성과 선천성, 신경근육성으로 크게 구분 지을 수 있습니다.
특발성이란, 원인을 모를 때 붙이는 단어로 대부분의 척추측만증은 원인이 모르게 나타납니다. 선천성 측만증은 태어날 때부터 척추에 이상이 있는 것이고, 신경근육성은 뇌성마비나 소아마비와 같이 척추 근육에 일부 마비가 오면서 척추가 휘어진 것을 말합니다.
잘못된 생활습관과 자세 때문에 척추측만증이 생기나요?
대부분 청소년기에 생기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자세와 일상생활과 연관이 되어 있다고 오해하고 있지만, 전혀 상관없습니다.
특히, 부모님의 경우, 평소 바른 자세를 하지 않는 자녀들이 잘못된 습관에서 오는 질병으로 인식시켜 바로잡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겠지만, 생활습관과 자세, 심지어는 골반이 틀어진 현상과도 전혀 상관없이 나타납니다. 자세불량에 의한 체위성 측만증은 기능적 측만증으로 종류가 다르며 대개 10도 이하로 나타나 특별한 치료 없이 호전됩니다.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 받을 수 있음